6살 누나가 3살 동생과 다투고 우는 이유, 그리고 감정표현에 대한 생각

수면교육 실패 새벽에 우는 도준이

하아… 또 시작됐다.

“하지 마~ 아 하지 말라고!”

“아. 니. 야! 할 거야!”

우리 집 거실은 매일 작은 전쟁터다. 큰딸 도연이와 막내 도준이는 3살 터울이지만, 다툴 때 기싸움에서는 누가 더 나이가 많은지 모르겠다.

결국 오늘도 도연이는 ‘당하는 쪽’이다.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소리치지만, 아직 30개월 갓 넘은 동생에겐 그런 게 먹힐 리 없다. 논리가 통하지 않는 막무가내식 고집 앞에 도연이는 ‘흥’하고 방으로 들어가 분을 삭인다. 마치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오늘 같은 날의 반복이다.

처음엔 내가 중재자로 나섰다. 하지만 그럴수록 도준이는 누나를 더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6살 감정표현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어야 하는 이유

둘째갖는이유 딸기의하루 체험

모든 아이는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 6살이라고 해서 3살보다 참을성이 있는 건 아니다. 동생의 행동을 꾹 참는 도연이에게 ‘어우~ 역시 우리 큰딸이네. 큰딸답게 참을성 있어. 대단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성향에 따라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똑같으니까.

“도연아, 방에 들어가 버리면 장난감을 가지고 못 노는 건 너야. 네가 분명하게 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도준이는 네가 얼마나 속상한지 잘 몰라. 도준이가 됐든, 친구가 됐든지 간에 상대방에게 잘못된 행동임을 알려줘야 해. 도연이 너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건 정당한 권리야.”

이렇게만 말하면 원론적으로는 이해할지는 몰라도 방법을 몰라 더 어려워할 수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방법을 말해주는 게 좋다. 살다 보니 큰딸이라는 호칭에 익숙해져 잊고 있었지만, 아직 6살짜리 어린아이일 뿐이다.

단순하게 그냥 ‘하지 마’라고 말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대신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말하라고 알려주었다. 3살 동생에겐 ‘하지 마’라는 짧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 발달 시기상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짧은 말 한마디에서 앞뒤 상황의 맥락을 유추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내가 먼저 갖고 놀고 있었잖아. 그렇게 뺏어가면 내 기분이 나빠. 다시 장난감 돌려줬으면 좋겠어. 내가 조금 갖고 놀고 빌려줄게.” 이렇게 말하도록 연습시켰다. 꼭 동생의 눈을 보고 단단한 말투로 이야기하라고 포인트를 짚어줬다.

한 번에 바뀌는 건 별로 없다, 하지만 반복은 중요하다

당연히 이렇게 한다고 해서 도준이의 반응이 바로 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자기주장 표현에 소극적인 도연이에겐 동생의 존재가 있어 오히려 다행스럽다. 연습 상대가 되어주니까. 이런 연습을 해도 같은 상황에서 100% 발휘하긴 힘들겠지만, 절반 정도만 대처해도 성공이라 생각한다.

물론 도준이에게도 타인을 배려하고 협의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는 기회라서 서로에게 좋다.

감정표현은 지나치면 독이 된다. 하지만, 나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하다. 현명하게 잘 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어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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