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터울 둘째의 두돌, 단단히 각오하세요.

3살터울 남매육아 가족사진_애둘키우기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아요.

애 둘을 키운다는 건 그렇다. 애 한 명을 키우는 것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것부터 성향이 다른 아이를 대할 때의 마음가짐까지. ‘둘째는 이런 아이겠지…?’의 예상에서 완전히 빗나간 아이일 경우엔 마음고생이 더 클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다…)

3살터울 남매육아 둘째가 더 힘든데?

누나와 3살터울 둘째 도준이가 드디어 두 돌을 맞았다. 예정일 전날 코로나에 걸려 길병원에 격리된 채 도준이를 낳았다. 조리원에 가지 못해 집에서 몸조리를 했다. 둘째를 향한 내 바람은 단 하나였다. 잠에 무던한 아이이기를. 그런데 도연이보다 더한 애가 나왔다. 단순히 우는 것 이상이다. 악을 지르고 짜증을 내며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린다. 이유는 없다.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는 잠투정이니까. 새벽 1시, 한 시간동안 아이와 전쟁을 치르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다.

나와 같은 경험을 공유한 외숙모의 말에 의하면 6살이 되어서야 편해졌다고 한다. 두돌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허탈감이 밀려왔다. 그런데 허탈함을 인정하고 상황을 받아들이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괜한 기대감은 내려놓았다. 내 통잠은 도준이가 6살이 되는 2027년에나 가능한건 가보다. 허허

잠은 고사하고 요즘엔 고집까지 어찌나 세졌는지 ‘내 거야 내 거야’가 단골 멘트다. 젤리, 아이스크림먹는 것 외의 모든 내 제안은 우선 거절하고 본다. 식사부터 목욕, 재우는 것까지 어느하나 쉽지가 않다. 자기 주관이 벌써부터 확실해서 구슬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분명 둘째는 키우기 쉽다고 했는데… 우리집은 아무래도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아들 덕분에 하루에도 몇 번씩 모자간의 기싸움이 벌어진다.

3살터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말이 산더미인데, 여기까지만 적어놓고 보니 ‘둘째 반대 운동’이라도 하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난 상황만 된다면 둘째 임신과 출산에 ‘찬성’하는 사람이다. 둘째가 주는 행복이 위의 좌절과 힘듦을 절반 이상 상쇄시킨다면 믿을 수 있을까? 사실 아이를 낳는 상황이라는 것도 참 주관적인 거라 결국 부부의 마음가짐인 것 같다. 우리 부부도 결코 아이를 낳기 ‘괜찮은 상황’에서 둘째를 낳은 건 아니니 말이다.

3살터울 남매육아_도준이와 도연이

식구 넷이 되었을 때 주는 마음벅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욱이 내 경우 아이 둘을 낳으며 나도 함께 ‘성장’했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어른인 척하며 살았던 김다운을 진정한 ‘어른’으로 만들기 위해 내려온 선물 같기도 하다. 아이를 기르며 처음으로 하루를 충만하고 만족스럽게 보냈을 때의 느낌을 알게 됐다. 사실 그 전까진 하루가 끝날 무렵엔 항상 허무했고, 나만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을 종종 느꼈다. 그런데 아이들 덕분에 나로서의 목표가 생겼고 삶의 동력을 얻게 됐다. 아이들과 함께 나 역시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다. 그래서 날 찾아와 준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다…!

여전히 난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 일이 많을 거다. 그러나 언젠가 엄마가 이야기했다. 아이가 있으면 ‘희로애락’의 감정을 한가득 느낄 수 있다고. 그리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네 식구가 된 이후 아이들이 주는 행복은 힘듦의 몇 곱절 이상이다. 지금의 감사함, 행복함을 잘 간직해서 앞으로의 육아도 현명하게 해 나가야지.

두돌, 세 살이 된 도준이에게

우리 도준아. 감기만 걸리면 폐렴으로 번져 고생이 많아. 그래도 입원하지 않고 잘 이겨내는 네가 얼마나 대견한지…!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 정말 고마워. 너 역시 엄마를 만난 걸 행운으로 여길 수 있도록 엄마도 열심히,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현명하게 살아갈게. 사랑해.

만약 둘째를 계획하고 있는데, 나이터울을 어떻게 잡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면 아래의 영상을 참고하기를 추천한다. 물론 내가 계획한다고해서 아기천사가 ‘짜잔’하고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노력해 볼 시기를 결정하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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