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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친구관계 5살 딸을 키우는 엄마의 생각은... - 주부맘 육아와 요리

초등학교 친구관계 5살 딸을 키우는 엄마의 생각은…

초등학교 친구관계 5살 도연이와 베리가든

5살 도연이를 키우고 있는 내가 초등학교 친구관계라니? 너무 이른 걱정인가 싶지만 딸을 키우는 엄마라면 조금은 공감하지 않을까. 아. 활발하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리더십있는 아이를 둔 엄마들은 예외일 수도 있겠다. 얼마 전, 6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한 언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딸, 5살 때부터 친했던 아이랑만 놀려고 해서 미치겠어. 걔가 안 놀아주면 혼자 놀고, 그래서 속상하다고 한다… 다른 애랑 놀아보라고 해도 먹히질 않아. 초등학교 가면 정말 어쩌냐…”

우리 도연이도 이랬던 적이 있다. 그래서 언니의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았다. 5살의 도연이는 3, 4살 때에 비하면 성향이 많이 바뀌어 그나마 걱정을 덜었지만 한 번 그랬던 아이가 또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기에… 도연이 친구관계에 대해 내 마음은 항상 긴장상태다.

도연이가 6살, 7살이 되고 그 후 초등학교에 가서도 편안하고 원만한 친구 관계를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실천하고 있는 몇 가지 행동이 있다. 돌이켜 생각하면 나의 이런 노력이 지금의 도연이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한 아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같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에게 내 이야기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초등학교 친구관계 해바라기가 되지 않기를

3, 4살의 도연이는 해바라기였다. 단 한 명의 친구만 바라봐서 엄마인 난 참 많이도 속상했더랬다.

첫 정이 무섭다고 했던가. 3살 때 입학 시기가 비슷했던 한 명의 여자친구가 있었다. 도연이 반은 총 4명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발달 정도가 비슷한 둘씩 짝이 되어 놀았다. 3살 땐 짝수라서 별문제가 없었는데 4살이 되니 상황이 달라졌다. 도연이와 친하게 지냈던 A라는 아이가 본인과 성향이 비슷한 다른 여자아이와 잘 놀기 시작한 거다. 안 그래도 적응이 느리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걸 어려워하는 도연이인데, 마음을 모두 주었던 아이가 다른 아이와 놀기 시작하니 본인은 겉돌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어린이집 생활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그 두 아이 사이에 잘 끼지 못해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A친구 바라기가 되는 게 싫어 유치원도 따로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같은 유치원에 심지어 같은 반이다. 그리고 A라는 친구는 4살 때 친하게 지냈던 아이와 헤어지자 다시 도연이와 잘 놀기 시작했다. 도연이도, 그 아이도 집에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린이집 때부터 쭉 함께 지내온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는 듯하다.

하지만 엄마인 내가 생각이 삐뚠 건지 A라는 아이가 도연이와 잘 노는 거에 대해 달갑지만은 않다. 4살 때 본인과 더 잘 맞는 친구를 찾아갔듯이 6살이 되면 또 그럴 수 있으니까 말이다. 만약 같은 반인데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우리 도연이는 또다시 외로움을 느끼고 주변을 맴돌아야 하는 시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 물론 4살의 도연이가 아니고 어린이집보다 놀 수 있는 친구들도 많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다만 4살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한 명만 바라보는 해바라가기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단단하게 마음 기초 공사를 다지고 있다.

이제 곧 6살, 엄마인 내가 해줄 수 있는 것

A 친구 바라기라는 이야기를 어린이집 상담을 통해 알게 된 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다. 이렇게 쭉 놔두면 한 명의 친구만 바라보며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로 자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 때부터 내가 실천해왔던 행동 몇 가지를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1. 역할놀이하기

역할놀이를 할 수 있는 엄마 까투리 레고를 샀다. 까투리 엄마와 마지, 두찌, 세찌, 꽁지까지 등장인물이 많아서 역할놀이하기에 딱 좋다. 게다가 배경이 놀이터라서 어린이집으로 상황을 설정해서 놀 수 있다. 마지가 두찌와 함께 놀고 있는데 세찌가 다가와 자기도 함께 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세찌 : “마지야 두찌야 나도 같이 놀면 안 될까?”

마지 : “응? 난 두찌랑만 놀고 싶은데…”

세찌 : “그래? 그렇구나 알겠어. 그럼 다음엔 나랑도 놀자!”

역할놀이를 통해 친구의 마음은 나와 같지 않다는걸, 친구의 대답으로 마음이 상할 수 있지만 친구의 의견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알려줄 수 있다. 그리고 세찌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땐 다른 친구와 놀거나 혹은 혼자서 노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선택지를 알려줬다. 나아가 마지처럼 둘이서만 놀고 싶다고 하더라도 다른 친구가 용기를 내어 의견을 내었을 땐 되도록 그 이야기를 들어주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함께 알려주면 좋다.

2. 친구 관련 책 읽어주기

‘관계’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주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동화책은 ‘달라도 친구야’와 ‘핑’이라는 책이다. 두 권 모두 관계 맺기에 힘들어하는 아이들 혹은 쉽게 상처받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친구의 반응에 속상할 수 있지만 세상엔 다양한 친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 그렇게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게 친구 관계이고 그런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기에 더욱 소중하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다.

3. 어린이집 알림장 혹은 유치원 사진을 보며 이야기 나누기

4살 어린이집에 다닐 땐 매일 알림장이 도착하면 함께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친구는 왜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는지, 어떤 놀이를 함께 했는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유치원에 입학하고 난 후로는 일주일에 한 번 키즈노트에 사진이 올라온다. 마찬가지로 함께 사진을 보며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대화를 했다.

엄마 : “함께 사진 찍은 이 친구 이름은 뭐야?”

도연이 : “아 걔는 000이야”

엄마 : “그렇구나. 개구진 표정을 잘 짓네 🙂 00이라는 친구는 도연이가 생각하기에 활발한 것 같아, 아니면 차분한 것 같아?”

도연이 : “음… 막 활발하지는 않아. 00처럼 뛰어다니지는 않거든”

이런 식으로 해당 친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단, 이때도 오늘은 누구와 놀았는지, 누구와 자리에 함께 앉았는지, 오늘은 누가 제일 좋았는지 등 특정의 친구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4. 기관에서 속상했던 일은 없었는지 물어보기

어린이집에 다닐 땐 지금처럼 의사소통이 깊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한 이야기를 듣긴 어려웠다. 그럼에도 매일매일 물어봤던 것 같다. 선생님 혹은 친구 때문에 속상한 일은 없었는지, 또 반대로 누군가 도연이 때문에 속상한 감정을 느끼진 않았는지 말이다. 유치원에 입학한 후로도 습관처럼 이어오고 있다. 질문을 한 당시에는 대답을 하지 않더라도 잠들기 전이나 목욕을 하며 유치원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뜬금없이 이야기를 해줄 때가 있다. 이야기를 들으며 도연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왜 친구가 그런 행동을 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5. 자신감과 적극성 길러주기

그 나이대에 경험해 볼 만한 것들은 최대한 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다양한 놀이터 체험하기, 자전거 타기, 킥보드 타기, 집에서 다양한 미술놀이하기, 촉감놀이하기 등등이 있다. 감각을 자극하는 놀이를 많이 하면 쌓인 감정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와 몸과 마음의 유연성이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놀이를 통해 자신감이 쌓이면 사소한 친구 관계에 집착하거나 위축되는 일이 적어진다는 생각이다.

이것 말고도 육아서적이나 유튜브를 보며 공부를 하기도 한다. 최근에 본 영상 중 도움을 받은 것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유치원생 자녀를 두었다면 미리 알아두어도 좋을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

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들자.

도연이 유치원 친구 중 기관에서 놀 때와 바깥에서 사적으로 놀 때 태도의 차이를 보이는 아이가 있다. 바깥에서 단둘이 놀 땐 그렇게 도연이한테 ‘이렇게 말해 봐, 저거 해 봐, 너보다 너보다 더 커, 내가 이걸 더 잘 해’ 등의 이야기를 한다. 이런 대화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은 저 친구가 도연이를 소위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 같으니 함께 놀게 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도연이에게 그 친구와 함께 노는 게 불편하지 않은지, 속상하진 않은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흔쾌히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함께 하면 재미있냐는 질문에도 ‘응!’이라는 대답을 했다. 이럴 땐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아이가 좋다는 데 내가 마냥 떼어놓을 수도 없는 일이다. 심지어 6살 반 편성을 앞두고 있으니 더더욱 고민이다.

아이 대화법으로 유명한 블로거 ‘애플라이프’님께서 해 주신 이야기가 생각났다.

상대 아이의 부족함과 불편함이 보일 땐
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들 기회라고 보시면 됩니다

블로거 애플라이프

내 아이에게 너무 나쁜 영향을 끼쳐서 못 놀게 하고 싶다면 자연스레 멀어지게 하라고 한다. 하지만, 내 아이가 놀겠다고 하면 내 아이를 강하게 만들면 된다고 말한다.

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능력은 본인을 함부로 대하는 상대방에게 당당하게 본인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적당히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유연함이다.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공격하는 어투와 단어는 삼가되 내 의견은 분명하게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통해 상황극 연습을 해볼 수도 있고 함께 책을 읽거나 티비를 보며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게 있다. 바로 혼자 노는 방법을 터득하고 혼자여도 충분히 괜찮다는 마음을 심어주는 거다. 항상 내 아이가 누군가와 함께일 수는 없다. 마음이 맞는 친구가 없을 수도 있고 혹은 친한 친구와 멀어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말이다. ‘혼자 노는 것 = 외로움’ 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어야 주눅 들지 않고 혼자서도 작은 즐거움을 찾으며 생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난 도연이를 혼자여도 괜찮은 아이로 키워내고 싶다. 친구와 함께일 때도 혼자일 때도 그 시간은 모두 가치 있고 소중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상대방보다 본인에게 집중하며 상대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내면이 단단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난 오늘도 책을 읽고 노력한다. 단 한 명의 친구가 아닌 더 많은 친구, 넓은 세상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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